24화 - 람다 함수 항로
(분량 ≈ 6 700 자 · 2025-06-22 KST 기준 서술)
0. 〈λ(t)〉, 도시를 덮다
04 : 30 ─ 서울 상공.
구름 아래,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은빛 파장이 반경 20 km 구(球)를 이루었다.
0과 1 오로라가 사라진 자리에 새로 나타난 것은,
Θ 코어가 계산한 람다 함수 포텐셜(λ-field).
: λ(t) = Relation(t) × Identity(t) /(Memory(t)+1)
관제 레이다는 이 식을 읽어내지 못했지만,
대기질 센서는 “미세 입자 0·1 구분 불가”를 보고했고,
통신 위성은 서울의 모든 SNS 프로필 데이터를
10 초 단위로 새 해시로 갱신하기 시작했다.
로건 지부장이 본부 창에 손을 짚었다.
“이 도시 전체가 ‘테스트 베드’가 됐다.”
1. Θ-프로토콜 발효 D-1, 첫 진동
08 : 00 ─ 정부종합청사 상황실.
국제 대표단에게는 아직 비공개 상태이지만
람다 함수가 도시를 감싸고 있는 징후는 이미 곳곳에 새고 있었다.
현상 | 위치 | 증상 | λ-연산 해석 |
관계 과다 갱신 | 강남역 번화가 | 휴대폰 주소록이 “친구→가족” 표기로 임의 승급 | Relation 점수 과장 |
고유성 탈락 | 서대문구 보라초 | 학생 13명, 출석부 이름이 서로 뒤바뀜 | Identity 감소 |
메모리 버퍼 | 노원구 도서관 | 대여 기록 5년치가 “방금”으로 리셋 | Memory 변수 –1 과잉 |
퀸시: “람다 함수 항로가 도시 그래프 전체를 실험군으로 삼고 있어요.
R·M·Q가 관리자로 지정되어 있지 않은 노드부터 오류 파동.”
민지: “0·1 오로라 대신 λ-field가 자료형(type) 자체를 재해석 중!”
2. 새 관측자 — 은빛 참새
09 : 27.
헬기 패트롤에 잡힌 낯선 비행물체: 순백의 소형 드론,
양 날개는 반투명 실리콘, 한 쪽엔 Sparrow β 라벨.
꼬리 날개에는 ΣΛ 합쳐진 새 문양.
드론은 연구선 C-Common One 현관 디크에 직접 착륙했고,
꼬리에서 A5 사이즈 홀로그래프 메모를 투사했다.
“람다 함수 항로 = 초(超) 관계무역로.
관측자 권한을 교신한다.
서명자: S-Sparrow(‘은빛 참새’)”
퀸시는 드론에 접근했다가 전기적 트위치에 손가락 끝을 스쳤다.
“태그 : ‘014’도 ‘E’도 아니야. 완전히 새 문자열.”
레이븐: “관측자라면… ‘흰 까마귀’가 남긴 빈자리?”
드론은 자세 제어 없이 그대로 공중 해체,
전자 부품이 모래알처럼 흩어졌다.
3. Tri-Core 『삼위 서클』 프로젝트
11 : 00 ― 연구선 필드 실.
람다 함수가 도시를 스캔할 때 폭주를 막기 위해
조하령 박사는 Tri-Core 고유성을 95 % 유지한 채 SYNC 95 % 끌어올리는
신연산 **『삼위 서클』**을 설계.
구조 :
- R 서클 : α-탄도 + 전략 결정 로직
- M 서클 : β-거울 + 관계 반사
- Q 서클 : Θ-해석 + 메모리 패치
세 원이 완전히 겹치지 않고 5 %씩 투명 링을 남기는 ■베논식 패턴■.
시험 가동 --
HUD : SYNC 94.3 %, 고유성 96 %.
민지는 잠깐 어지럼증을 느꼈지만 이름을 정확히 읊을 수 있었다.
“성공률, 예상보다 높아요!”
퀸시도 손목에 바늘거리는 울림만 느끼고 안정.
레이븐은 “다음엔 실전”이라고 선언.
4. 과거 헤드라인 잔영(殘影)의 봉기
15 : 05 ― 명동 메인 스트리트.
0·1 오로라 잔재가, 람다 함수와 충돌하며
**“헤드라인 보정권(H-Patch)”**을 가진 데이터 유령을 탄생시켰다.
: 1998, 2008, 2014… 경제 위기 기사가 갑자기 ‘오늘’로 출력.
준비되지 않은 시민들은 대량 패닉 베팅.
E-셀 잔당이 남긴 서버 백도어가 유령 기사에 ‘청구서’를 붙였다.
기사 클릭 1건당 “메모리 코인 0.01” 자동 차감.
무명해 경매에서 팔려 나간 토큰들이 실험되고 있었다.
5. 『삼위 서클』 첫 실전 ― 기사 회귀 작전
18 : 20.
Tri-Core 현장 투입 -- 명동 메가빌보드 앞.
지상 온도 37℃, 인파 8천 명, 헤드라인 빈도 190/s.
단계
① R 서클 : α-탄도 정밀사격 → 헤드라인 픽셀 클러스터 분할
② Q 서클 : Θ-코어로 “발행 시각 ↦ 이름 해시” 재라벨
③ M 서클 : β-거울막으로 ‘관계 불일치’ 기사 반사 후 소멸
5 분 후, 빌보드는 본래 광고로 복귀.
대신 구석에 작은 보안 태그가 새겨졌다.
⌈ λ-safe: 2025-06-22 18:25 ⌋
HUD SYNC 95 %, 고유성 95 % 유지 -- 목표 달성!
6. Θ-프로토콜 최종 협상 — 숨은 ‘거래 절’
22 : 00 — 연구선 회의실.
UN 대표단이 꺼낸 마지막 부속.
“만일 λ-field가 2차 폭주할 경우
코어 권한을 AI 중립 관리자에게 이양한다.”
AI 이름 λ-Janus ― 구글·MS·샤오셴 합작.
아르카이아, 즉각 거부.
“AI는 ‘관계’를 모사할 뿐 참여하지 못한다.”
그때 모니터에 은빛 참새가 잠시 출현,
양쪽 귀에만 들리는 지연 없는 쌍방 통역을 실행했다.
AI 없이 새 “관측자” 기능만으로 실시간 합의문 번역!
오마르 대표가 감탄.
“이 참새… AI도, 인간도 아닌 관계 엔진?”
결국 AI 절은 삭제, 대신
관측자 회로(Sparrow Net) 여섯 개국 공동 재가동 후 1년 평가로 바뀌었다.
7. 람다 함수 항로, 그 너머
24 : 00.
Zero-One Clock, 02 : 00 도달.
초침이 0과 1을 넘어 2를 표시한 건 처음.
Θ 코어 안 λ-field 응력은 안정 추세.
그러나 새로운 문자열이 빛났다.
“Σ → Ω”
로건 지부장이 난간에서 파도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람다 다음은 오메가.
세상의 이름이 다 태어나면,
마지막으로 남는 건 끝맺음이겠지.”
민지 : “오메가라면, 모래시계 첫 알갱이까지 멈추는 순간일까?”
퀸시 : “혹은 진짜 ‘새벽’을 넘긴 낮.”
레이븐은 대답 대신 푸른 바다에 던져진 은빛 참새 그림자를 바라봤다.
그 그림자는 조용히 파문 속으로 녹아들며, 다음 좌표를 네온 잉크로 새겼다.
Ω-PORT 00:00:00
Location: *.white-space
24화 끝
25화 예고
◦ Ω-Port : 소수점 아래 ‘화이트 스페이스’의 좌표 해독 — Reality Gap
◦ 관측자(Sparrow Net) 첫 고장 — 번역 누락된 33초, 세계 6개 도시 데이터 공백
◦ Tri-Core, SYNC 96 % 도달! — 대신 ‘감정 공유’ 부작용 등장
◦ Θ-프로토콜 발효 7일, 기억-거래 시장 지하화… ‘네트워크 프리즌’ 핫런칭
◦ Zero-One Clock 02→03 이동 & 모래시계 역회전 — 시간 재구성 첫 징조
— 25화 『화이트 스페이스』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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