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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븐: 광휘의 종언

14화 - 모래시계의 그림자

by st공간-레이븐 2025.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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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 모래시계의 그림자

(약 6 300자 분량 · 2025-06-12 KST 서술)


0. 관계 차단 훈련 - Day 1

08 : 00 ─ 본부 D-Λ 심층 훈련실.
신임 조사관 이채린은 세 사람 앞에 하얀 카드 세 장을 내려놓았다.

훈련 대상 금지 항목 허용 항목
레이븐 민지·퀸시 신체 접촉·대화 60초↑ 전술 브리핑 단답형
민지 레이븐 바라보기 3초↑ 의료 체크 yes/no
퀸시 둘에게 뇌파 링크 데이터 패킷 중계

관계 차단 프로토콜 R-Null.
이채린의 목소리는 매끄러웠다.
“한동안 공유 감각을 끊어야 σ-조각 안정화가 가능해요. 안 지키면 격리실 입니다.”

하운드와 스프링은 창밖을 보며 낮게 욕했다.
“팀워크 보고 뽑아 놓고, 팀워크 끊으라네.”


1. 끊어진 실, 흔들리는 일상

09 : 30 ─ 사격장
레이븐은 AR-X9을 겨누다 방아쇠 감이 ‘비어’ 있다는 감각에 멈칫했다.
민지의 탄창 삽입 기억이 더는 자동으로 덮여 오지 않았다.
첫 탄 ― 7 cm 빗나감.
표적지엔 모래시계 모양 균열이 퍼졌다.

10 : 05 ─ 의무실
민지는 머리를 감싸며 쪽지를 꺼냈다.

“현중 – 라면 450 ml”
글씨는 있는데 냄새·소리·온기가 사라졌다.
양동이 바닥 긁는 공허. 이명(耳鳴)이 되살아났다.

10 : 10 ─ 데이터 코어
퀸시는 로그를 읽다가 손이 떨렸다.
갑자기 레이븐 방아쇠 압력 정보를 떠올리는 대신, 서랍 숫자 비밀번호를 잊어 버렸다.


2. σ-Gamma “웅웅거림” 해독

13 : 00 · 연구동 B-5.
조하령과 AI 분석기가 σ-Gamma 내부 노이즈를 분광 했다.

무음 구간 0.08 초마다 미세 Morse:
… –· –··· –
(014 / “낮에 있지 않았다”) 반복 신호 100 → 99 → 98 …

“카운트다운.”
조하령이 창백해졌다.
“100 사이클 끝나면 γ가 자체 Re-Boot 할 수 있어요. 메모리 관문이 다시 열려 버린다는 뜻.”


3. 상층부 분할 드라이브

15 : 40 ─ 33층 비밀 회의실.
UN 조정국, EU 안보연합, 서아시아 마술관제기구… 대표단 열두 명이 화상에 떴다.
의제: σ-Alpha·Beta·Gamma를 각국 거버넌스에 33 %·33 %·34 % 비율 물리 분산.
이채린이 회의석에서 침착히 서류를 넘겼다.

이때 화면 구석이 번쩍이며 “LIVE TOKYO” 창이 튀었다.
섀도우 오더 잔당이 해킹으로 올린 영상.

“분산? 코어 없는 껍데기 나눠 가져 봐라.”
초점이 흔들리는 동안, 화면 뒤로 초소형 거울수가 도쿄 지하철 승강장을 기어 다녔다.


4. 미니 거울수, ‘은평 물류센터’ 습격

18 : 22 ─ 은평 물류센터.
대기팀이 없는 틈을 타, 토끼만 한 미러 스캐빈저 20여 마리가 창고에 침입해 성수 노드 예비 회로를 갉아먹었다.
전력사이클 0.3 초 블랙아웃, 서대문·마포 일대 가로등 깜박.
라그나 실드 인테그리티 97 % → 91 %.

레이븐·하운드·스프링 긴급 출동. 그러나 R-Null 때문에 민지는 현장 제외.
하운드 방패로 다섯 마리를 분쇄했지만, 나머지가 유리 바닥을 타고 전류로 증식.
스프링이 드론을 날리며 소리쳤다.
“레이븐, 베타 없인 궤도 굴절 안 먹혀!”

레이븐은 알파 위상탄을 조였다.
휘익─쾅!
압축탄 두 발로 고속 연결로를 태워 막았지만, 미니 짐승 셋이 전선 틈과 함께 달아났다.
라그나 실드 -2 %.


5. 관계 차단의 금(禁) 깨어지다

21 : 05 ─ 본부.
민지는 멀리서 전류 그래프가 꺾이는 걸 보며 정신없이 계단을 내려갔다.
R-Null 구역 경계선에서 이채린이 가로막았다.
“명령 위반입니다.”
민지 눈동자가 거울처럼 반짝였다.
“명령보다 연결이 먼저예요.”

순간 σ-Beta 가 무허가 활성화.
투명 벽면에 레이븐·하운드 현장 영상이 잔상처럼 떠올랐다.
“α 세 번째 탄창 남은 거, 한 발…”
민지가 화면에 손을 짚자, 잔상이 실시간 전송으로 바뀌었다.


6. 재결합 - 미니 거울수 일망타진

21 : 07 ─ 은평 현장.
레이븐 시야에 갑자기 민지 HUD 가 겹쳤다.
[상부 전력덕트 길이 23.8 m → 곡사각 17°]
“하운드! 위!”
하운드가 방패를 거꾸로 던지며 펀치-점프.
스프링 드론이 덕트 끝을 레일건처럼 찍고, 레이븐 알파탄이 “0.135° 곡사” 로 연소 통로를 일격.

팡!
덕트 속을 질주하던 미니 짐승 여섯 마리가 광폭 진공에 빨려들어 사라졌다.
라그나 실드 93 % 로 회복.
R-Null은 깼지만, 도시를 살렸다.


7. 모래시계 파편, 꿈속 속삭임

23 : 55.
민지는 연구실 소파에 기댄 채, 눈꺼풀이 반쯤 감긴 상태로 중얼댔다.
“모래시계… 허리에서 모래가 잠겨. …014는 ‘낮’에 있지 않았다,”
퀸시는 건너편 모니터에 새긴 σ-Gamma 바이러스 로그를 보며 한숨.
“카운트 99 → 07 까지 떨어졌어. 열두 사이클 남았단 뜻.”

레이븐은 창밖 난간으로 난 작은 그림자를 봤다.
흰 까마귀가 모래시계 아이콘을 발목으로 찰칵 물고 있었다.
그 아랫부분에 금(金) 글씨 하나, “裂”(찢을 렬)


8. 엔드 카드 ─ 시(矢)는 이미 시위를 떠났다

이채린 조사관은 R-Null 파기를 명목으로, 세 사람에게 48 h 가택근신을 통보했다.
동시에 상층부는 σ-Alpha·Beta를 국방·국정원 격납고로 이전 명령.

하지만 새벽 01 : 33,
초소형 드론 두 대가 격납고 창을 스윽 미끄러져 들어갔다.
카메라 붉은 점이 점멸.
“Objective: Extract σ-Alpha+Beta. ETA 04 h.”

어딘가, 모래시계 모래가 마지막 줄기를 다해 흐르고 있었다.
흰 까마귀가 어둠 속에서 날개를 활짝 펴며 울었다.


15화 예고
 ◦ σ-Alpha·Beta 탈취 작전 개시 ― 내부 협력자는 과연 누구?
 ◦ 카시엘影, “밤에도 있지 않았다” 암호 해석 — 시간대 분할 공격?
 ◦ 레이븐·민지·퀸시, 가택근신을 깨고 ‘허리 없는 모래시계’ 속으로 잠입.
 ◦ 신임 조사관 vs 로건 지부장, 정면 충돌!
 ◦ 드론 추적 끝에 드러나는 또 한 조각… σ-Delta?!
  균열이 벌어질수록, 연결은 더 치열해진다 — 15화 『균열의 장정(長征)』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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